OKR, 평가, 보상,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한 실제 시행착오 기록
안녕하세요, 카펜스트리트에서 매니지먼트팀을 리딩하고 있는 나리입니다.
벌써 2026년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설레는 연말도 있겠지만 우리 HRer는 평가보상 시기.
매우 바쁜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보내고 있을것 같습니다.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카펜스트리트에서 HR 리딩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특히 평가·보상 제도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하는 평가를 만들 수 있을지, 그리고 누구에게나 납득 가능한 보상을 설계할 수 있을지,
이 질문 하나를 붙잡고 거의 1년을 고민하며 달려왔습니다.
그 과정에서의 저의 고군분투를 기록으로 남기고,
이 스타트업 신에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HRer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 경험은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카펜스트리트가 평가·보상을 재설계하며 겪은 실제 고민과 선택의 기록입니다.
완성된 모범 사례라기보다는, 지금도 진행 중인 실험의 중간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긴 글입니다.
하지만 평가·보상 문제로 깊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만큼은 분명히 얻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평가와 보상을 분리한다구요?
2020년 매스프레소 콴다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Culture & Office Manager로 일하던 시기였습니다.
좋은 조직문화로 빠르게 성장해 유니콘 기업이 된 토스의 사례가 늘 궁금했고, 마침 토스 Culture Meet-up 진행소식을 알게 되었고 운 좋게 참석자로 선정되어, 토스 팀의 Culture Evangelist 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스는 평가와 보상을 분리해서 운영합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한 마음은 평가가 보상인데 어떻게 분리 한다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평가와 보상이 다르다는 말 자체는 알겠는데, 실제 회사에서는 그걸 어떻게 나누고, 어떤 기준으로 운영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당시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OKR을 사용하는 회사라면 위 내용은 더 혼란스럽습니다. OKR은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이지만,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목표를 달성했다 → 평가를 잘받는다 →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 구조는 너무 당연하게 여겨져 왔고, 당시의 저는 그 연결고리를 의심해본 적조차 없었습니다.
원티드 교육을 계기로, 평가·보상의 구조가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다 (땡큐 원티드)
솔직히 말하면 HR 리더 역할을 맡고 나서도 평가·보상은 늘 막연한 영역이었습니다.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평가와 보상 관련 이론과 사례, 수많은 서적에서도 많이 접했지만,
그것을 우리 회사 맥락에 맞는 제도로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지식은 쌓여 있었지만,
하나의 구조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원티드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수강했고,
특히 하반기 평가·보상 교육은 제게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흩어져 있던 개념들이 처음으로 하나의 구조로 정리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평가는 기준과 해석의 영역이고, 보상은 성과의 질과 양을 판단하는 영역이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평가피드백이 곧 보상으로 이어진다고 이해하고 있었고,
회사 역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하나의 프로세스로 운영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이 인식의 전환이 이후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평가와 보상의 분리 첫단계
1.
평가의 정의
교육에서 들었던 한 문장을 곱씹으며, 저는 평가와 보상을 이렇게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평가는 기준과 해석의 영역이고, 보상은 성과의 질과 양을 판단하는 영역이다. “
이 문장을 제 언어로 풀면 이렇습니다. 평가는 우리 회사가 무엇을 가치 있다고 믿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면 잘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비추어 개인과 팀의 행동을 해석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입니다. 즉, 평가는 점수를 매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성장을 위해 기준을 공유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도구이며,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 되어야 합니다.
2.
보상의 정의
반면 보상은 그 기준 위에서 만들어진 실제 결과, 즉 Outcome을 놓고 얼마만큼의 기여와 임팩트가 있었는지를 판단해 차이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보상은 노력이나 태도를 보상하는 영역이 아니라, 그 노력으로 인해 실제로 어떤 변화가 만들어졌는지를 판단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보상은 평가보다 더 명확하고, 더 냉정해야 합니다. 이 지점이 흐려지면, 보상은 언제나 논쟁이 됩니다.
평가와 보상이 일관되게 작동할 때, 조직문화가 만들어진다
조직문화는 멋진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회사가 실제로 무엇을 인정하는지를 보고 행동합니다. 어떤 행동을 잘했다고 평가하는지, 어떤 결과에 보상이 따라가는지가 그 회사의 진짜 기준이 됩니다. 평가는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중요하게 본다는 기준을 알려주는 역할이고, 보상은 그 기준이 맞다는 걸 현실적으로 증명해주는 역할입니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지만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준 없이 결과만 보상하면 각자 다른 기준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가와 보상을 제도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을 명확히 하고 조직을 그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 입니다.
그런데 카펜의 현실은 어땠을까?
솔직히 말하면, 카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OKR은 있었고, 평가는 있었고 보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코어밸류는 평가 기준으로 쓰기에는 다소 포괄적이었습니다. 고객이해, 높은기준, 되게한다는 우리의 철학을 잘 담고 있었지만, 실제 평가에서 무엇을 관찰하고 어떤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까지는 충분히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행동 기준이나 안티패턴이 정의되어 있지 않아, 평가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이로 인해 공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결과, 평가는 사람마다 해석이 달랐고, 피드백은 추상적이었으며, 보상은 결과적으로 숫자와 분위기에 기대게 되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평가와 보상을 분리하겠다고 말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기준이 없는데, 어떻게 분리할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 이었습니다.
제가 카펜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제도를 손보는 것도, 등급표를 바꾸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코어밸류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포괄적인 가치를 실제로 관찰 가능하고, 평가 가능한 행동 기준으로 쪼갰습니다. 그 결과, 카펜은 다섯 가지 핵심 코어밸류를 새롭게 정리하고, 각 가치에 맞는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함께 정의했습니다. 또한 어떤 행동이 카펜 문화에 맞지 않는지까지 안티패턴으로 명확히 정리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하는 방식을 보다 구체적인 언어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코어밸류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평가와 일상적인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는 기준으로 자리 잡도록 설계했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는 새로운 창작물이 아닙니다. 기존 코어밸류에서 파생되었고, 그동안 카펜이 겪었던 리더십 및 채용 실패 사례 , 협업 문제, 채용 평가 혼선을 모두 복기 했고, 지금 이 시점의 카펜이 성과를 낸다고 믿는 정의들을 세팅했습니다.
1) 미션이 먼저다 Mission over Individual
- 개인적 선호보다 조직의 목적을 우선하고, 미션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2) 고객에서 시작한다 Customer First Thinking
- 내가 편한 방식이 아닌, 고객이 겪는 현실과 문제에서 출발해 판단하고 설계한다.
3) 끝까지 책임지는 실행 Make It Work
- 발견한 문제를 조건 탓으로 남겨두지 않고, 끝까지 가서 해결하며, 실행의 마무리가 신뢰라고 믿는다.
4) 더 높은 기준으로 성장한다 : Aim Higher, Learn Faster
- 지금의 방식과 수준을 최선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자신과 팀의 기준을 계속 끌어올린다.
5) 완전한 솔직함으로 신뢰를 만든다 Radical Candor with Safety
- 불편한 이야기라도 당사자에게 직접, 존중있게 말한다.솔직함과 안전감이 함께 있을 때 진짜 신뢰가 생긴다.
Plain Text
복사
평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의 프레임부터 다시 잡았다
기준을 세운 다음에야 비로소 평가를 다시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가장 명확해진 프레임은 이것이었습니다. 평가에는 반드시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 핵심 기준 (코어밸류)
- 관찰 가능한 행동
- 성과의 기준 (Outcome)
JavaScript
복사
이 세 가지가 분리되지 않으면, 평가는 인상 평가나 감정 싸움으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1.
평가에서 보는 것: 기준과 행동 (성장을 위한 피드백)
평가에서는 우리가 보는 것은, 이 사람이 우리 기준에 맞게 일했는가, 어떤 판단과 선택을 반복했는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을 보완하면 되는가 입니다.그래서 평가는 서술형 중심으로, 성장을 위한 피드백 도구로 사용합니다.
2.
보상에서 보는 것: Outcome (성과의 질과 크기)
보상에서는 Outcome을 봅니다. 성과는 Output이 아니라 Outcome입니다. 얼마나 많이 했는지가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어떤 변화가 만들어졌는지를 봅니다. OKR 달성률은 이 판단을 돕는 참고 정보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보상의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매출 1억이라도, 이전 대비 구조가 개선되었는지, 더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졌는지, 재현 가능한 방식이 남았는지 이 맥락이 빠지면 숫자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카펜은 이 기준 위에서, 평가와 보상의 역할을 명확히 나눴습니다.
•
평가
◦
5가지 행동기준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는가
◦
서술형 중심
◦
성장을 위한 피드백 도구
•
보상
◦
Outcome 중심
◦
Outcome의 크기와 질을 놓고 등급 판단
◦
연봉·성과급·보상 배분의 기준
평가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일했는가를 묻고, 보상은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실제로 만들어졌는가를 판단합니다. 둘은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닙니다.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대로 회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대로 행동해주기를 원하면서 그것을 위해 피드백하는 것이 평가이고, 그 기준 위에서 만들어진 행동으로 회사의 성과를 만들고 나누는 것이 보상입니다. 이 둘이 일관되게 작동할 때, 조직문화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OKR을 쓰는 조직에서는 보상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feat. OKR 달성지표 ≠ 보상지표)
카펜스트리트처럼 OKR을 성과 관리 프레임워크로 사용하는 조직에서는, KR이 숫자로 명확히 정의되어 있을수록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KR을 달성하면 그게 곧 성과일까? 그럼 보상으로 바로 연결되어야 할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반복됐습니다.
- KR을 달성했는데 왜 보상이 바로 따라오지 않나요?
- OKR을 열심히 했는데, 보상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나요?
Plain Text
복사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평가와 보상을 분리하겠다는 선언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정리해야 했던 것이 바로 OKR 달성률, 성과(Outcome), 보상의 관계였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OKR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목표 설정 → 달성률 확인 →달성했으면 잘함 → 보상으로 연결
겉보기에는 합리적이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OKR은 성과를 정의하는 도구가 아니라, 성과를 만들기 위한 가설과 실험의 프레임워크라는 점입니다. KR은 측정지표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는 계기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계기판의 숫자 자체가 곧 성과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KR 달성률은 70%였지만
- 비용 구조를 개선했고
-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 다음 분기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면 이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Outcome)입니다.
Plain Text
복사
그래서 카펜에서는 OKR과 성과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OKR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실행을 정렬하는 가이드이고, 성과는 그 실행을 통해 실제로 만들어진 변화다.
OKR 달성률은 성과를 해석하는 참고 정보일 수는 있지만, 보상을 자동으로 결정하는 지표는 아닙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OKR은 보상을 위한 숫자 게임이 되고, 목표는 점점 안전해지며, 도전과 학습은 줄어들고, 조직은 달성률은 높지만 임팩트는 없는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카펜도 같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OKR 달성률을 성과처럼 다뤘고,그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도전적인 목표를 피하게 되었고, 시도보다 숫자설명이 중요해졌으며,지원 조직과 R&D는 성과 설명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이때 확실해졌습니다.이 구조에서는 OKR도, 평가도, 보상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카펜은 원칙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 평가에서는 OKR을 포함해 행동과 선택의 맥락을 본다.
- 보상에서는 OKR 달성률이 아니라, 그 실행이 만들어낸 Outcome의 크기와 질을 본다.
Plain Text
복사
OKR은 성과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성과는 언제나 변화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 구분이 명확해졌을 때, OKR은 다시 실험과 학습의 도구로 돌아가고, 평가와 보상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평가 보상 분리 전체 구조는 이렇게 순환합니다
카펜의 평가·보상 구조는 한 번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니라, 아래 평가 보상 순환 시스템의 흐름을 반복합니다.
이 순환이 끊기지 않을 때, 평가와 보상은 관리 제도가 아니라 조직을 움직이는 시스템이 됩니다.
단계 | 핵심 활동 | 결과물 |
1. 기준 |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 명확화 | 코어밸류, 행동 기준 |
2. 행동 | 기준에 맞는 행동을 평가로 관찰 | 360도 피드백 |
3. 성과 | Outcome을 보상으로 판단 | 보상 등급 결정 |
4. 성장 | 평가 결과를 성장 대화로 연결 | 그로스 플랜 |
5. 진화 | 더 높은 기준으로 상향 | 새로운 기준 |
↻ | 다시 1단계로 순환 |
카펜의 실제 평가 세팅 → 360도 다면평가 / 서술형 / 성장 중심
평가는 점수를 매기거나 사람을 줄 세우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우리 조직의 기준에 맞게 일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더 잘 일하기 위해 어떤 피드백이 필요한지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카펜의 평가는 360도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한 방향의 판단이 아니라, 함께 일한 사람들의 관찰을 통해 행동과 맥락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위함입니다.
다만 평가가 여기서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평가가 실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로스 플랜으로 연결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점은 어떻게 확장할지, 부족한 부분은 어떤 경험과 역할을 통해 채울지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평가는 성장 도구 로 작동합니다.
이 연결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것이 바로 HR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평가 → 피드백 → 그로스 플랜 → 실제 행동 변화가 끊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평가를 설계한 이유입니다.
리더의 질문 예시
HR 캘리브레이션 체크포인트
카펜의 실제 보상 세팅 → 성과 책임, Outcome 중심
보상은 하나의 금액이 아니라, 책임과 기여의 성격에 따라 설계되는 구조입니다. 카펜에서는 보상을 단순히 얼마를 더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Outcome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나눌 것인가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이렇게 보상을 정의하면, 자연스럽게 세 가지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생깁니다.
보상 구성 요소, 보상 판단 기준, 마지막으로 이 모든 판단이 개인의 해석에 흔들리지 않도록 HR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되어야 보상은 납득 가능한 구조가 되고, 평가와도 일관되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1.
보상 구성 요소
a.
역할 확대 및 책임 범위
b.
기본급
c.
성과급
d.
스톡옵션 등 장기 보상
2.
보상 기준
a.
Outcome의 크기
b.
Outcome의 질
•
구조적 개선이 있었는가
•
재현 가능한 방식이 남았는가
•
조직·사업에 남긴 임팩트는 무엇인가
이 두 가지를 종합해, 명확한 보상 등급 을 산정합니다. 보상 등급은 결과에 대한 평가이지, 사람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3.
캘리브레이션
보상 등급은 HR에서, 보상 판단은 개인 단위에서 끝나지 않고
•
팀·조직 간 기준 차이 보정
•
역할과 책임 대비 Outcome 정렬
•
보상 예산 내 공정성 확보
이를 위해 HR이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합니다. 같은 Outcome가 같은 기준으로 해석되도록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이 구조가 일관되게 작동할 때, 평가는 안전해지고 보상은 납득 가능해지며, 조직문화는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마무리하며
2025년 연초부터 카펜에서는 평가와 보상, 평가의 기본 개념, 연봉 밴드와 잡 레벨 세팅까지 하나의 긴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제서야 평가와 보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고, 둘을 분리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고 느낍니다.
이 작업의 시작은 코어밸류의 재정의였습니다. 입사 전 사용되던 채용 평가표와 이후 제가 설계한 평가·채용 기준을 다시 살펴보고, 리텐션과 팀별 성과 흐름까지 함께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카펜이 정말 원하는 인재는 누구인가, 성과는 우연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반복할 때 가까워지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는 평가도, 보상도 설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펜은 아직 30여 명 규모의 조직입니다. 스타트업의 현실에서 생존은 늘 최우선 과제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존이 급할수록 기준은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의 열심만으로 성과는 반복되지 않습니다. 조직 전체가 같은 행동 기준 위에서 움직이고, 그 기준을 바탕으로 협업하고 실행할 때 비로소 성과는 재현 가능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바쁘다는 이유로 미룰 일이 아니라, 더 바빠지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조직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조직문화는 슬로건이나 복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어떤 행동이 인정받고 어떤 결과에 보상이 따라오는지가 곧 그 조직의 문화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평가와 보상을 단순한 HR 제도가 아니라, 조직이 성과를 내는 방식을 설계하는 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평가로 기준을 만들고, 보상으로 그 기준을 강화할 때 문화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작동한다고 믿습니다.
이 글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평가·보상을 다시 설계하려는 조직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아래 질문 중 하나라도 떠올랐다면, 이미 첫 단계는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의 코어밸류는 평가 질문으로 내려와 있는가
평가는 행동과 맥락을 묻고 있는가
보상은 정말 Outcome을 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해보는 것만으로도, 각자의 조직에서 작은 액션 플랜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완성된 답은 없습니다.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계속 수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분명해진 것은 하나입니다. 중요한 일일수록 미루지 말아야 하고,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글에 담은 고민과 과정이,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